치매엄마1 엄마의 시간. 치매 엄마와 뜨개질이 다시 시작된 날 다시 시작된 뜨개질엄마가 뜨개질을 시작하셨다.길이가 한 자쯤 되는 대바늘을 들고 무언가를 열심히 뜨신다.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 손의 뜨개질감은 조금씩 늘어가고, 양귀비꽃처럼 붉은 털실 뭉치는 천천히 작아진다.무얼 뜨시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웃으며 말씀하신다.“나도 몰라. 뜨다 보면 조끼든 스웨터든 뭐가 되겠지.”그 말이 그럴듯해서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그런데 이번에는 주머니가 문제였다.주머니를 달려면 어느 순간 코를 내어야 하는데, 그게 제법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모양이었다. 한참을 끙끙거리며 계산하시다가 결국 말씀하셨다.“아이고, 안 되겠다. 주머니 없이 해야지.”수십 년이 지나도 손은 뜨개질을 기억하고 있는데, 머리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괜찮아, 엄마. 요즘은 주머니 없어도 돼.”나는 괜히 맞장구.. 2023. 7.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