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십 어르신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카페 문을 열고 청소를 마칠 즈음이었다.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려 나가 보니, 마을 어르신 세 분이 천천히 걸어오고 계셨다. 모두 구십이 다 되어 가는 어머니들이었다. 얼른 문을 열어 드리며 인사했다.
“어머니, 어서 오세요.”
반가운 마음에 목소리가 먼저 밝아졌다.
자리에 앉으시더니 한 분이 말씀하셨다.
“어제 먹었던 거 맛나던데, 그거 줘봐.”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아, 대추차요?”
“그래, 그거. 그 곶감도 줘보고.”
전날 오셨을 때 말랑말랑한 곶감과 가래떡을 드렸는데 기억하시고 다시 찾아오신 것이다.
그것도 세 분이 돌아가며 산다며 일부러 들르셨다.
다시 찾아와 주신 마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대추차와 곶감을 내어드리고, 갓 구워 나온 크루아상을 접시에 담아 조심스레 내밀었다.
“이건 서비스예요.”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마을에 카페가 생겼다고, 어렵게 걸음을 해 찾아와 주신 그 마음이 참 고마웠다.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빗속에 울리던 기타 소리
그날은 비가 많이 왔다.
쏟아지는 빗속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화가 걸려왔다.
“카페가 안 나오는데요? 이상한 돼지 막 같은 데가 나와요.”
알고 보니 길 주소를 번지수로 착각해 헤매는 분들이었다. 어렵게 마을 안까지 들어온 분들도 말했다.
“아니, 이런 마을 안에 카페가 있다고요? 잘못 온 줄 알았어요.”
그날은 문화원 통기타 모임이 처음 우리 카페에서 열리는 날이었다. 보은 곳곳에서 사람들이 비를 뚫고 모여들었다.
좁은 카페 안에 기타 소리가 울리고, 익숙한 노래가 천천히 번졌다.
빗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기타 소리에 괜히 마음이 살랑거렸다. 가슴이 조금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아, 내가 바라던 모습이 이런 거였구나 싶었다.

내가 꿈꾸는 마을 카페
커피와 음료만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노래하고, 쉬어 갈 수 있는 곳.
언젠가는 어르신들과 그림책도 읽고 싶다. 살아온 이야기를 천천히 꺼내 보고, 그 삶을 이야기로 남기는 시간도 가져 보고 싶다.
누군가는 말한다.
“카페면 커피만 팔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곳이 작은 문화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다.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아도 괜찮다. 살아보니 어떤 일은 애써 끌고 가는 것보다, 여러 사람과 함께 흐르다 보면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 기대하게 된다.
이 작은 마을 카페에, 또 어떤 이야기가 들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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