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22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2부|오리지널리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오리지널리티를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자신만의 시선과 경험에서 만들어지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창작자의 입장에서 독창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문체와 기억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함께 살펴봅니다. 창작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질문 앞에 선다. '세상에 이미 수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무엇을 새롭게 쓸 수 있을까?', '남들과 다른 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그래서 많은 예비 작가들은 독창적인 소재를 찾아 헤매거나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반전을 고민한다. 하지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오리지널리티란 특별한 소재를 발견하는 능력이 아니라, 같은 세상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2026. 7. 6.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1부|소설가는 만들어지는 직업이다 소설을 쓰고 싶다는 사람들은 흔히 재능부터 이야기한다. 풍부한 상상력, 뛰어난 문장력, 타고난 감수성이 있어야만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쓰기도 전에 스스로를 평가하며 포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그 오래된 질문에 조금 다른 답을 들려준다. 그는 소설가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오랜 시간 글을 쓰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말한다.이 책은 소설 쓰는 기술을 설명하는 작법서가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이 어떻게 소설가라는 직업을 살아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은 글쓰기 방법보다 창작자의 태도를 먼저 생각하게 만든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어떻게 써야 하는가'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더.. 2026. 7. 5.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무엇이든 가능하다』차 한 잔이 한 사람의 삶을 열어젖히는 순간 - 「도터의 민박집」과 「선물」을 중심으로 1. 스트라우트는 인물을 설명하지 않는다. 인물이 스스로 드러나도록 기다린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을 읽으며 가장 놀라운 점은 인물을 대하는 태도이다. 대부분의 소설은 독자가 인물을 이해하지 못할까 봐 끊임없이 설명한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후회하는지 친절하게 알려 준다. 그러나 스트라우트는 정반대다. 그는 독자에게 설명하기보다 인물을 오랫동안 바라보게 한다. 「선물」에서 에이블은 동생 도티를 떠올리지만, 그 순간조차 자신의 감정을 분석하지 않는다. 그는 미안하다고도, 후회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저 오래전 기억을 따라간다. 그리고 독자는 그 기억의 결을 따라가며 에이블이라는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이러한 방식은 실제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우리는.. 2026. 6. 30. 예소연 사랑과 결함을 읽고|사랑은 왜 결함을, 상처는 사랑을 닮고,아이들놀이에도, 나는 진실로 소설을 읽다 보면 첫 문장만으로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작품이 있다. 예소연의 **《사랑과 결함》**이 그랬다."잠을 많이 자면 머리가 이상해진다. 그런데 나는 그 이상해지는 느낌이 좋다."첫 문장을 읽는 순간 멈춰 섰다.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표현하는 힘 때문이다.잠을 많이 자는 일은 누구나 경험한다. 하지만 '머리가 이상해진다'거나, 더 나아가 그 이상한 감각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이 한 문장은 독자를 단숨에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주인공 성혜가 평범한 정신 상태와는 조금 다른 지점에 서 있음을 암시한다. 1. 사랑은 왜 결함을 닮아갈까이 소설을 이끄는 중심인물은 세 명이다. 화자인 성혜, 고모, 그리고 연인 수.엄마와 아빠도 등장하지만 중심축은 아니다. 성혜와 고모는 서로.. 2026. 6. 22. 이전 1 2 3 4 다음